줄기세포를 증강하는 식단

하나하나의 식품들이 줄기세포에 영향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식단 구성 자체도 몸의 재생 능력에 유익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지중해식 식단

지중해식 식단은 원래 정식 식단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지중해 연안에 사는 사람들이 먹는 음식들의 식단을 뭉뚱그려서 지칭하는 용어로 불리게 됐습니다. 이런 유형의 식사에 관한 자료는 미네소타대학교의 안셀 키즈 교수와 동료들이 1958년에 그 유명한 7개국 연구(Seven Countries Study)를 진행하면서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 맨 처음 수집됐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이탈리아, 그리스, 유고슬라비아, 네덜란드, 핀란드, 일본, 미국에 사는 1만 2,000명을 대상으로 음식과 건강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이 연구는 포화지방 섭취와 심장병의 관계를 밝힌 최초의 연구들 중 하나였습니다. 지중해 지역의 식사 습관은 다른 지역들과 비교해 심장의 건강에 좋은 것으로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습니다. 실제로 지중해식 식단이 성인병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것은 수많은 임상 연구와 역학 조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입니다. 지중해식 식단은 과일, 야채, 통곡물, 콩류, 견과류, 올리브오일, 생선의 다양한 식품군으로 구성되며, 각 식품들에는 건강방어체계를 활성화하는 생리활성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지중해식 식단의 이로운 효과 중에는 몸을 재생하는 줄기세포의 활동을 촉진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스페인의 코르도바대학교 연구원들은 건강한 노인 20명(65세 이상의 남성 10명과 여성 10명)을 대상으로, 4주 동안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이 포함된 지중해식 식단, 포화 지방산 함량이 높은 식단(지방의 38%는 버터로 섭취) 또는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단(호두, 비스킷, 잼, 빵)을 따르게 하고, 각 식단별 차이를 조사했습니다. 연구원들은 혈중 혈관내피 전구세포의 수를 연구의 시작과 끝에 각각 조사했습니다. 분석결과 지중해식 식단으로 식사를 한 사람들은 포화지방이나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사를 했던 사람들보다 순환계 혈액속의 혈관내피 전구세포의 수가 5배나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먹는 음식이 혈액 순환에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연구원들은 허혈성 반응 충혈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이 검사에서는 표준형 혈압측정 밴드를 사용해서 팔을 4분 동안 수축시킨 뒤에 혈관이 얼마나 잘 회복되는가를 레이저를 이용해 측정합니다. 측정용 밴드가 팽창되면 혈액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차단되는데, 팔에 감았던 밴드를 탈착한 뒤에 혈액 순환이 얼마나 빨리 정상으로 돌아오는지 여부로 순환계의 건강상태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의 이 연구에서 지중해식 식단이나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단으로 음식을 섭취한 사람들은 혈액 순환 복원력이 포화지방 식단으로 식사한 사람들보다 1.5배 개선되어서 혈관내피 전구세포 수치가 상승한 결과와의 연관성을 나타냈습니다. 줄기세포가 혈관 내벽을 보호하면서 심혈관계의 건강이 개선된 것입니다.

 

지중해식 식단이 줄기세포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이 연구는 심장의 건강에 끼치는 이로운 영향에 관해 완전히 새로운 차원에서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소식과 단식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유행하는 식이요법이 아니라 사실은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꾸준히 경험해왔던 조건입니다. 특히 수렵채집 시대에는 언제 어디에서 식량을 구할 수 있을 것인지 예측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몸은 음식을 전혀 못 먹더라도 견딜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도 완벽히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진화했습니다. 소식은 섭취하는 칼로리를 20~40% 줄이는 것으로 정의되는데, 소식할 경우 더 오래 살고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과학자들은 소식을 하면 장에 있는 줄기세포들은 활성화해서 장 내의 세포 재생을 돕는다고 보고했습니다. 실험쥐를 이용한 다른 연구들에서는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면 재생에 관여하는 단백질 SDF1과 그 수용체인 CXCR4가 더 많이 생성되면서 더 많은 줄기세포가 골수를 빠져나와 혈류로 이동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뿐 아니라 상하이교통대학교 의대와 제2군사대학교 의대의 공동연구에서는 금식이 뇌의 재생을 촉진한다는 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집니다. 금식은 소식과 달리 정해진 기간 동안 음식 섭취가 완전히 제한됩니다. 연구팀은 급성 뇌졸중이 발병한 쥐들을 대상으로, 한 집단의 쥐들을 48시간 동안 굶긴 뒤에 정상적으로 식사를 했던 집단과 비교했습니다. 그리고 뇌졸중 발생 후 4일이 경과했을 때 쥐들의 혈관내피 전구세포를 채취해서 음식을 먹지 않은 집단의 줄기세포가 뇌와 혈관 모두를 재생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뇌졸중이 생긴 쥐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해서 뇌졸중이 발생한 다른 쥐의 혈류에 주사했을 때, 단식했던 쥐의 줄기세포가 기능 면에서도 더 뛰어났습니다. 뇌졸중으로 영향을 받은 뇌 부위로 즉시 이동해서 혈류를 복원하는 통상적인 혈관신생  반응보다 50% 더 많은 혈관을 만들었고, 뇌의 손상 부위를 32% 감소시켰습니다. 단식한 쥐의 줄기세포를 이식받은 쥐들은 단식하지 않은 쥐의 줄기세포를 받은 쥐들보다 균형감각, 보행속도를 포함한 신경의 회복력도 더 뛰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