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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음식

암 줄기세포를 죽이는 음식

by 깨알정보박사 2024. 4. 12.

악성 종양에는 아주 작지만 치명적인 줄기세포들이 있는데, 바로 암 줄기세포들입니다. 1994년에 처음 그 존재가 알려진 암 줄기세포들은 대단히 위험한 존재입니다. 이들은 정상 세포의 변종입니다. 그 말은 정상 줄기세포처럼 조직을 재생할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재생된  조직은 암조직입니다. 암 줄기세포는 다른 장기로 전이된 종양의 성장을 거듭니다.

 

암 줄기세포를 없앨 방법을 찾는 것은 암 연구에서 성배와 같은 마법의 효능을 찾는 것에 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암 치료법을 연구하는 생명공합 기업들의 주된 연구 목표이지만, 과학자들은 최소한 암의 일부 종류에서, 음식으로도 암 줄기세포를 없앨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발견했습니다. 암 줄기세포는 각종 암을 유발할 뿐 아니라 치료 후에 암이 재발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녹차

녹차에는 암 줄기세포를 죽이는 능력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유익한 효능이 있습니다. 중국 난징 의대와 쑨이셴대학교 암센터의 연구팀은 녹차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인 EGCG의 효능을 분석해서 EGCG가 대장암 줄기세포의 증식을 50%까지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게다가 EGCG는 암 줄기세포가 아폽토시스 과정을 통해 스스로 사멸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영국 샐퍼드대학교의 연구에서는 가루 녹차인 말차가 유방암 줄기세포의 대사 경로를 가로막아서 암 줄기세포가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해 사멸하도록 만든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녹차가 대장암을 비롯한 여러 암에서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지금 살펴본 것처럼 녹차 성분인 EGCG가 암 줄기세포를 없애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자색감자

페루가 원산지인 자색감자는 고대 잉카인들이 영양이 풍부한 식품으로 소중히 여겼던 식재료입니다. 자색감자에는 생리활성물질 안토시아닌이 들어 있습니다. 안토시아닌은 짙은 베리류 열매에도 많이 들어 있는 청보라색 식물 색소입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연구팀은 자색감자가 암 줄기세포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연구했습니다. 이들은 대장암이 생길 확률이 아주 높은 실험쥐들에게 일주일 동안 매일 자색감자 품종인 퍼플 마제스티(Purple Majesty) 1개 분량을 먹였습니다. 연구원들은 자색감자의 효능을 술린닥(Sulindac)이라는 항염제의 약효와 비교했습니다. 술린닥은 대장 용종과 대장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입니다. 일주일 뒤에 쥐들의 대장을 조사한 결과 자색감자를 먹은 쥐들은 종양의 개수가 50% 감소했습니다. 대장 조직을 현미경으로 자세히 관찰해 보니, 자색감자를 먹지 않은 쥐들에 비해 먹은 쥐들은 대장 줄기세포가 40% 더 많이 소멸됐으며, 자색감자를 먹은 쥐들의 암 줄기세포에는 핵심적인 성장인자가 빠져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쥐에서 채취한 암 줄기세포를 자색감자 추출물에 노출시켜서 암 줄기세포의 공격적인 활동이 22배 감소했다는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연구원들은 불에 굽고, 깍둑썰기하고, 동결 건조하는 등 자색감자를 다양한 방식으로 준비해서 쥐들에게 먹여 보았는데, 암 줄기세포와 싸우는 생리활성물질의 구성 성분은 감자를 어떻게 해서 먹든 상관없이 동일하게 나타나는 듯했습니다. 이런 결과를 고려할 때, 자색감자에는 일반 흰색감자와 다른 진기한 색깔뿐 아니라 특별한 항암 효과도 있을지 모릅니다.

 

호두

호두는 생으로, 구워서, 설탕에 조려서, 심지어는 피클로도 만들어 먹는 인기 있는 견과입니다. 호두는 영양가가 많으며, 갈산, 클로로겐산, 엘라그산 같은 생리활성물질도 들어 있습니다. 호두는 대장암에 걸릴 위험을 낮추고, 대장암 환자들의 경우 생존율을 높이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이화여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구팀은 암 줄기세포를 죽이는 호두 추출물의 효능을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한 환자에게서 추출한 대장암 줄기세포들을 증식시킨 뒤에 호두 추출물에 노출시켰습니다. 노출시킨 지 2일이 지난 뒤에 호두 추출물에 노출된 암 줄기세포의 수가 34% 감소했으며, 6일 뒤에는 86%나 감소했습니다. 호두가 암 줄기세포에 끼치는 강력한 영향은 견과류를 먹은 대장암 34ㅣ 환자 826명의 사망 위험이 57% 줄어들고, 암 재발 가능성도 42% 낮아진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대장암이 있다면, 호두가 정말로 당신의 목숨을 구해줄지도 모릅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에는 세코이리도이드(secoiridoid)부류의 생리활성물질이 들어 있으며, 이 생리활성물질은 올리브오일에 들어 있는 총폴리페놀의 46%를 차지합니다. 이 천연 화학물질은 소장에서 흡수되며, 혈장과 소변에서 검출되기 때문에 피검사나 소변 검사로 체내 존재 유무와 수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의 연구원들은 올리브오일에 든 세코이리도이드가 유방암 줄기세포의 발달을 급격히 저하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세코이리도이드에 노출됐던 유방암 줄기세포를 실험쥐에 투여했을 때, 쥐들 중 무려 20%가 종양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종양이 생겼던 80%의 쥐들도 보통의 유방암 줄기세포보다 종양 크기가 15배나 작았고 종양의 발달 속도도 훨씬 느렸습니다. 이는 유방암 줄기세포를 억제하는 세코이리도이드의 효능과 일치하는 결과입니다.

 

올리브오일의 세코이리도이드가 줄기세포에 끼치는 영향은 유전적으로도 검증됐습니다. 유방암 줄기세포가 세코이리도이드에 노출된 뒤에 줄기세포를 조절하는 유전자 160가지의 활동에 변화가 나타났는데, 어떤 유전자는 활동이 4배나 줄었고, 암 줄기세포에 대적하는 다른 어떤 유전자는 13배가 증가했습니다. 건강에 유익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의 효능이 이제는 우리 몸을 위협하는 위험한 줄기세포들을 막는 데까지 확대 적용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