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베라트롤과 제아잔틴

레스베라트롤 함량이 높은 식품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은 포도, 적포도주, 포도 주스에 들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생리활성물질입니다. 하지만 레스베라트롤은 블루베리, 크랜베리, 땅콩, 피스타치오에도 들어 있습니다. 자연에서는 레스베라트롤이 식물의 생존에 위협이 되는 곰팡이를 퇴치하는 천연 곰팡이 방지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식물에게는 레스베라트롤이 건강방어체계 일선에서 활약하는 가장 중요한 성분입니다.

 

인간이 레스베라트롤을 섭취하면 여러 종류의 인체 세포들이 자극되고 세포의 활동에 영향이 미칩니다. 예를 들면 레스베라트롤은 심장의 줄기세포를 활성화합니다. 이런 줄기세포들은 스트레스 상황이 닥치면 심장 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보통의 경우 휴면 상태에 있습니다. 중국의 쑤저우대학교, 중국 쿤산에 있는 인민병원, 난징의과대학의 연구원들은 쥐의 심장 줄기세포에 레스베라트롤이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연구했습니다. 이들은 건강한 보통 쥐들에게 일주일 동안 매일 레스베라트롤을 먹였습니다. 실험 결과 이 쥐들에게 특별한 병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심장 조직에 있는 줄기세포가 1.7배나 증가했습니다.

 

또 연구원들은 심근경색이 발생한 쥐들에게 100만 개의 심장 줄기세포를 주사하는 치료법으로 심장을 되살릴 수 있는지 살폈습니다. 주사 치료를 받으면서 레스베라트롤을 먹은 쥐들은 심장 혈관 개수가 늘어났으며, 비율이 거의 2배 가까이 많은 심장 줄기세포가 사멸하지 않고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레스베라트롤을 활용하는 데에는 해결하기 힘든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적포도주를 비롯한 식품들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의 양이 아주 적기 때문에, 실험쥐를 이용한 위의 연구들에서와 같은 양을 인간에게 적용하려면 섭취해야 할 식품의 양이 엄청나게 많아집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레스베라트롤은 생리활성물질을 식품 자체가 아니라 식품에서 추출해 농축한 식품보조제로 섭취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예외적인 사례에 듭니다.

 

제아잔틴 함량이 높은 식품

제아잔틴(zeaxanthin)은 카로티노이드의 한 종류로 알려져 있습니다. 옥수수와 샤프란이 짙은 노란색을 띠는 이유는 바로 제아잔틴 때문입니다. 제아잔틴은 일반적으로 케일, 겨잣잎, 시금치, 물냉이, 콜라드그린, 근대, 청나래고사리(fiddlehead) 같은 잎채소에 들어 있습니다. 또 아시아에서 허브차, 수프, 볶음 요리에 쓰는 타원형의 붉은색 열매를 말린 구기자(gojiberry, 고지베리)에도 다량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제아잔틴은 눈의 건강에 아주 중요합니다. 제아잔틴이 든 식품을 먹으면 제아잔틴이 망막에 축적됩니다. 망막은 안구의 가장 안쪽을 덮고 있는 막으로, 빛을 감지해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임상 연구들을 통해서 제아잔틴을 섭취하면 실명의 원인이 되는 노인 황반변성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습니다.

 

중국 광저우의 지난대학교와 선전의 제3인민대학교 연구원들은 줄기세포에 제아잔틴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했습니다. 이들은 지방흡입술을 이용해 인체 지방의 줄기세포를 채집해서 제아잔틴에 노출시켰습니다. 이 줄기세포들은 제아잔틴에 노출되지 않은 줄기세포들보다 더 많이 살아남았고, 염증이 덜 발견됐습니다.

 

이어서 연구원들은 제아잔틴이 병으로 손상된 장기를 복구하는 줄기세포의 기능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시험했습니다. 이들은 간이 손상된 쥐들에게 인간의 지방조직에서 채취한 간엽줄기세포 200만 개를 주사하고, 줄기세포가 쥐의 간을 재생할 수 있는지 관찰했습니다. 이 쥐들 중에 일부에게는 제아잔틴이 노출됐던 줄기세포가 공급됐고, 나머지는 제아잔틴에 노출되지 않은 줄기세포가 공급됐습니다. 7일 뒤, 평범한 줄기세포로 치료를 받은 쥐들은 간 손상이 약 절반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제아잔틴에 노출된 줄기세포로 치료받은 쥐들은 같은 기간에 간손상이 무려 75%나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제아잔틴이 든 식품이 줄기세포의 장기 재생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