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는 요리에 쓰이는 야채로 흔히 생각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과일입니다. 톰토의 원산지는 중앙아메리카로, 멕시코의 전통 요리 재료로 쓰였습니다. 그러다가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토마토가 유럽에 소개되고, 이후 식민지 정복자들과 함께 아시아 전역에 전파됐습니다. 토마토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포모도로(pomodoro)는 황금빛 사과라는 뜻으로, 유럽인들이 맨 처음 봤던 토마토는 붉은색이 아니라 노란빛이 도는 중황색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후 식물학자들이 품종개량을 해서 토마토는 둥글고 매끈한 모양에 선홍색 빛을 띤 형태가 됐습니다. 유럽인들은 토마토를 치명적인 독이 들어 있는 가지 속 식물로 오해해서 처음에는 장식용으로만 사용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농민들이 토마토를 요리에 쓰기 시작했으며 나중에는 이탈리아 요리의 주요 재료가 되었습니다. 남유럽 사람들은 아메리카 대륙에 이주할 때 토마토를 새로운 터전에 함께 가지고 갔습니다. 오늘날 토마토는 세계 어디에서든 시장에 가면 구할 수 있습니다. 생과일 형태로 구입하거나 캔으로 가공한 것, 농축한 것, 말린 것, 가루 낸 것, 소스나 음료로 만든 제품을 구입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토마토는 유럽 지중해 연안, 아메리카, 아시아 할 것 없이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식재료입니다.
토마토의 주요 성분
토마토는 독이 든 과일과는 거리가 멀며, 오히려 몸에 이로운 생리활성물질이 잔뜩 들어 있습니다. 특히 리코펜('라이코펜'이라고도 불림), 루틴, 베타크립토잔틴 같은 카로티노이드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리코펜은 혈관신생을 억제하는 강력한 효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가장 중요합니다. 리코펜은 토마토에 전체적으로 분포하지만, 특히 껍질에는 과육보다 3~5배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 요리를 할 때 가급적 껍질을 벗겨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토마토에 든 영양소를 최대한 얻기 위해서는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코펜은 토마토가 줄기에 달린 상태일 때는 트랫느(trans)라는 화학적 구조로 존재합니다. 애석하게도 트랜스-리코펜은 몸에서 흡수가 잘 안 됩니다. 하지만 토마토를 익히면 열에 의해 리코펜 구조가 트랜스 구조에서 시스(cis) 구조로 바뀌어서 몸에 쉽게 흡수될 수 있게 됩니다. 또 토마토를 조리하면 토마토 세포에서 리코펜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토마토를 소스나 페이스트로 만들면 리코펜 농도가 더 높아집니다. 리코펜은 지용성이어서 기름에 잘 녹습니다. 토마토를 올리브오일로 조리하면 혈액에 흡수되는 리코펜의 양이 3배 증가합니다.
토마토의 효능 증명
역학 조사를 활용한 많은 연구들이 몸에 이로운 토마토의 효능을 증명했습니다. 토마토가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을 증명한 연구만 해도 30가지 이상입니다. 하버드 의료 종사자 추적조사(Harvard 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에서는 남성 4만 6,719명의 리코펜 섭취량을 조사해서, 일주일에 토마토소스를 2~3컵 섭취하는 것이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을 30% 낮추는 결과와 연관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리코펜이 암의 혈관신생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과 일치하는 결과입니다. 전립선암이 발병한 사람들 중에서는 토마토소스를 더 많이 먹은 사람이 혈관신생과 암의 공격성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토마토 품종별 효능 차이
토마토 품종은 1,000가지 이상이며, 품종별로 리코펜 함량에 차이가 납니다. 그러면 어떤 품종이 혈관신생 억제력이 가장 높을까요? 119가지 토마토 품종을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방울토마토가 다른 모든 토마토들보다 리코펜 함량이 24% 높았습니다.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 비탈에 있는 산 마르자노(San Marzano) 지역에서 유래한 종자인 산 마르자노 토마토도 다른 토마토들보다 리코펜 함량이 월등히 높은 축에 듭니다. 산 마르자노 토마토는 맛도 독특해서 신선하게 그냥 먹거나, 통조림으로 가공하거나, 걸쭉하게 갈아서 요리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노란빛이 감도는 주황색 종자인 탠저린(Tangerine) 토마토는 장에서 더 잘 흡수되는 시스-리코펜 함량이 높기 때문에 주목할 만합니다. 오하이오 주립 대학 연구원들의 임상 실험에서 탠저린 토마토는 혈액에 흡수되는 양이 평범한 빨간 토마토로 만든 토마토 주스보다 8.5배나 많았습니다. 이 토마토의 톡 쏘는 달콤한 맛은 맛을 중요하게 여기는 식도락가와 몸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환영받을 만합니다. 껍질이 검붉은 색인 흑토마토는 빨간 토마토보다 리코펜이 더 많으며, 노란 토마토보다는 1,000배 이상 더 많습니다.
잘 익은 토마토들은 묵직한 느낌이 들며, 지그시 눌러보면 약간의 탄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단 냄새가 납니다. 생토마토는 직사광선을 피해 실온에서 보관하고, 줄기에서 따거나 시장에서 구입한 뒤 며칠 내에 먹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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