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신생 억제 과일

핵과로 분류되는 과일은 중앙에 단단한 씨가 있고 달콤한 과육과 과즙이 있는 여름 과일들로, 흔히 보는 복숭아, 자두, 천도복숭아, 살구, 체리, 망고, 리치 같은 것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카로티노이드, 캠퍼롤, 안토시아닌, 퀘르세틴, 클로로겐산을 포함한 혈관신생 억제 기능을 하는(덧붙여 재생, DNA 보호 기능도 하는) 생리활성물질들이 핵과에 들어 있습니다. 미국국립암센터와 일리노이대학교 시카고 캠퍼스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날마다 중간 크기의 핵과 2개를 먹는 남성들은 식도암에 걸릴 위험이 66%, 폐암에 걸릴 위험은 18% 낮았습니다. 핵과는 어떤 것을 고르든 좋은 선택이 되지만, 자두에는 항암 효력이 있는 폴리페놀이 복숭아에 비해 3배나 많습니다. 그리고 실험실 연구에서, 살구에 들어 있는 카로티노이드의 일종인 루테인이 뇌를 손상시키는 베타이밀로이드 원섬유의 형성을 막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베타아밀로이드 원섬유는 알츠하이머병에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혈관신생과 관련이 있습니다. 건조 과일을 많이 먹는 것도 부족한 과일 섭취를 보충하는 쉬운 방법이기는 하지만, 과일을 건조하면 생리활성물질의 함량이 낮아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생과일을 먹는 편이 좋습니다.

 

사과

사과는 몸에 좋지만, 어떤 종류를 고르는 것이 좋을지 혼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사과에는 혈관신생 억제 기능을 하는 카페인, 페롤산 같은 폴리페놀이 다량 들어 있습니다. 두 가지 중요한 역학 조사 연구인 EPIC(European Prospective Investigation Into Cancer and nutrition, 암과 영양에 관한 유럽의 전향적 연구)과 미국국립보건원(NIH) - 미국퇴직자협회(AARP)의 식습관과 건강에 관한 연구에서는 특정 과일 섭취와 암의 관계를 분석했는데, 특히 사과에 관한 결과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루에 사과 1개씩을 먹는 사람들은 방광염에 걸릴 위험이 10%, 대장암은 20%, 폐암은 18% 낮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 세계에서 자라는 7,500여 종류의 사과들 중에 100종류 정도가 시장에 상품으로 나옵니다. 맛이나 질감(단단하고, 아삭하고, 달콤하고, 시큼하고, 담백한) 외에는 건강적인 측면에서 사과 종류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알기는 힘듭니다. 그런데 연구들을 통해 이제는 그 답이 밝혀졌습니다. 몸의 건강을 지키는 폴리페놀 함량이 가장 높은 사과 세 가지는 그래니 스미스, 레드 딜리셔스, 레네트(리틀 퀸)입니다.

 

애플사이다

사과가 나는 철에는 애플사이다(apple cider, 사과를 압착해서 즙을 내어 발효시킨 무알코올 음료)도 함께 나옵니다. 탁한 애플사이다에는 생리활성물질이 더 들어 있어서 건강에 가장 좋습니다. 투명한 사과주스는 필터로 거르는 과정에서 몸에 좋은 화합물들이 많이 제거된 상태입니다. 메이요 클리닉에서 3만 5,15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녕구에서, 애플사이다 또는 사과주스를 한 달에 2번 이상 마시는 것은 비호지킨 림프종의 위험을 35% 낮추는 결과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베리류

딸기, 라즈베리, 블랙베리, 블루베리, 크랜베리처럼 계절별로 나오는 베리류 열매들도 혈관신생 억제 방어체계 강화에 도움이 됩니다. 베리류의 강렬한 색과 시큼한 맛은 안토시아닌과 엘라그산 같은 혈관신생 억제에 강력한 효력이 있는 생리활성물질이 들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EPIC 연구에서는 유럽 10개국에 거주하는 47만 8,535명을 20여 년간 관찰해서 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만성질환과 암 같은 건강 문제가 식습관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를 분석했습니다. 그 중요한 결론 중 하나로, 배리류를 많이 먹는 사람은 암에 걸릴 위험이 낮았습니다. 어떤 종류인가에 관계없이 베리류 과일을 매일 5분의 1컵 먹는 사람은 폐암에 걸릴 위험이 22% 낮았습니다.

 

블랙 라즈베리와 블루베리

주목할 만한 종류로 라즈베리의 일종인 블랙 라즈베리가 있습니다. 블랙 라즈베리가 진한 색을 띠는 것은 생리활성물질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암성 병변인 바렛식도(Barrett's esophagus, 식도의 점막이 위의 점막을 구성하는 원주상피세포로 변해 있는 상태) 환자들의 임상실험에서, 블랙 라즈베리는 병변의 공격성을 완화하고 암으로 진행되는 세포 변화를 줄이는 효험을 나타냈습니다. 마찬가지로 전암성 병변인 대장 용종이 있는 환자들에게도 블랙 라즈베리가 종양의 성장을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블루베리가 짙은 남색을 띠는 것은 혈관신생 억제 생리활성물질 델피니딘(delphinidin)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 7만 5,92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생블루베리를 일주일에 1컵씩 먹는 사람들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31% 낮았습니다. 잠시 뒤에 설명하겠지만, 블루베리에는 복합적인 건강방어체계를 활성화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딸기와 크랜베리

딸기에는 강력한 혈관신생 억제제 역할을 하는 엘라그산이라는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베리류 과일에서 시큼한 맛이 나는 것은 이 엘라그산 때문입니다. 엘라그산이 특히 많이 들어 있는 딸기가 세 종류 있는데, 뉴질랜드가 원산지인 루비젬(Rubygem), 오하이오 밸리가 원산지인 카마로사(Camarosa), 터키가 원산지인 오스만리(Osmanli)입니다. 이 세 가지 종류를 시장이나 마트에서 혹시 발견하면 꼭 사는 것이 좋습니다. 크랜베리는 신맛이 아주 강하지만 엘라그산 함량은 낮은 편입니다. 대신 항암, 혈관신생 억제 효과가 있는 프로안토시아닌(proanthocyanin)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