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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음식

생활습관과 환경이 후성적 변화를 통해 유전자에 끼치는 영향

by 깨알정보박사 2024. 3. 16.

DNA의 후성적 효과는 특히 다이어트와 관련해서 연구가 아주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식품과의 연관성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일상적인 생활습관과 환경이 후성적 변화를 통해 유전자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알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운동

건강에 이로운 활동 대부분은 긍정적인 후성적 변화를 낳습니다. 그리고 그런 활동들이 건강에 이로운 이유가 바로 유전자를 통해 나타난 것임이 차츰 밝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은 유전자가 더 자유로이 풀어놓아서 근육을 만들고, 심장의 펌프질 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서 근육 확장을 보조하고, 혈중 지질 농도를 낮추는 유익한 단백질을 만드는 후성적 변화를 야기합니다. 또 운동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후성적 변화는 해로운 유전자를 차단하기도 합니다. 그런 작용은 수영, 전력질주, 인터벌 트레이닝(속도와 강도가 다른 활동을 교차시켜 가며 하는 운동), 고강도 걷기 운동 이후에 나타납니다.

 

운동이 DNA에 끼치는 영향

쥐를 이용한 실험실 연구들은 운동이 뇌의 DNA 활동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는 묶인 DNA를 풀어놓는 히스톤의 아세틸화로 뇌 건강을 유지시키는 단백질이 더 많이 생성되면서 나타납니다. 운동이 DNA에 끼치는 영향은 단순히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남성의 경우 운동이 정자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자손에게까지 영향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 대학의 임상 연구는 피험자들에게 자격을 갖춘 강사에게 스피닝(실내에서 음악에 맞추어 율동을 하면서 고정식 자전거의 페달을 빠르게 돌리는 운동) 수업을 일주일에 4회 동안 매회 1시간씩, 총 6주에 걸쳐서 받게 했습니다. 피험자들은 20대 초반의 건강한 남성들이었습니다. 연구원들은 실험 시작 전, 6주간의 스피닝 운동 기간이 종료된 뒤 운동을 그만두고 3개월을 보낸 뒤에 각각 피험자들의 정액을 채집했습니다. 분석 결과 스피닝 운동은 정자 DNA 중에서도 특히 한 군데, 즉 그 이후에 수태된 태아의 뇌의 기능과 신경계 발달을 담당하는 부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어떤 남성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 경우, 나중에 한참이 지나서 잉태될 아이의 뇌에 이로운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숙면

숙면은 DNA의 후성적 변화를 유도하며, 밤을 새우는 것도 마찬가지로 변화를 유발합니다. 물론 숙면은 좋은 영향을 끼치고 밤샘을 해로운 영향을 끼칩니다. 아이슬란드대학교와 스웨덴의 웁살라대학교 연구원들은 건강한 20대 남성 16명을 대상으로, 8시간 동안 잠을 잤던(숙면을 취했던) 날과 전혀 잠을 못 잤던(밤샘했던) 날 이후를 각각 조사했습니다. 그 두 가지 날에 각각 잠자리에 들기 전과 그다음 날 아침을 먹기 전에 혈액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연구 결과 8시간 동안 잠을 잤을 경우 지방을 태워서 비만을 예방하는 유전자가 활성화된 반면, 잠을 못 잔 날에는 그런 유전자들의 활동이 저지됐습니다. 또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숙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수면 시간이 너무 짧을 경우 비만이 발생할 위험이 45% 증가했습니다. 수면의 후성적 효과는 대단히 큽니다. 단 하룻밤을 새우는 것만으로도 많게는 269가지 유전자에 후성적으로 악영향을 끼쳐서 종양을 억제하는 유전자를 비롯한 유전자들이 단백질 생성 작용을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암을 차단하는 유전자를 억제하면, 종양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게 되니 말입니다.

 

명상

명상은 염증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들의 활동성을 낮추는 유익한 후성적 변화를 유발합니다. 반면 스트레스는 염증과 관련된 유전자의 활동을 후성적으로 촉발합니다. 또 심한 외상을 경험한 뒤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사람들을 분석한 결과 DNA에 해로운 후성적 변화가 많이 발생했음이 확인됐습니다.

 

환경적 요인

환경적 위험 요인도 암, 자폐증, 우울증, 조현병, 알츠하이머병, 자가면역 질환, 비만, 염증성 장 질환을 비롯한 수많은 중증 질병을 앓는 환자들에게서 나타난 후성적 변화의 요인이었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유해한 후성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요인이라면 그 어떤 것이든 노출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그와 동시에 음식을 통한 중재로 건강에 이로운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긍정적인 후성적 변화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