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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음식

후성적 변화의 3가지 유형

by 깨알정보박사 2024. 3. 15.

나선형 계단형 이중나선구조가 DNA의 중추이며, 계단의 한 칸 한 칸은 가장자리를 연결하는 A-T 또는 C-G 알파벳의 쌍으로 구성됩니다. 이런 염기쌍은 맞물린 지퍼의 이빨처럼 DNA의 전 구간에 걸쳐 연결되어 있습니다. DNA가 사용될 때에는 특수화된 세포 조직이 DNA 지퍼를 열고 이빨들을 읽으면서 단백질 생성 지침을 검토합니다.

 

메틸화 반응

지퍼 이빨을 읽는 과정에서 메틸기(과학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CH3라는 화학식이 익숙할 것입니다.)라는 화학물질 집단을 투입할 수 있는데, 그런 과정은 메틸화 반응이라고 불립니다. 메틸화는 세포가 DNA의 지침을 읽는 방식을 바꿉니다. 너무 많은 메틸기가 지퍼의 이빨에 보내져서 DNA에 지장을 주거나 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과메틸화(hypermethylation)가 일어납니다. 그렇게 되면 지퍼의 해당 부분은 더 이상 읽을 수가 없고, 그 부분에서는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몸에 해로운 단백질의 경우, 다행히도 이런 후성적 변화로 그 단백질의 생성이 중지될 수 있습니다. 생물학이 대부분 그렇듯 그 반대의 양상도 일어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저메틸화(hypomethylation)입니다. 저메틸화는 보통 때 유전자가 표면화되지 않도록 억제하는 기능을 해왔던 메틸기가 제거될 때 생깁니다. 갑자기 지퍼의 해당 부분이 열려서 그 유전자가 단백질을 많이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만일 제한이 풀려버린 단백질이 암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든지 하는 이로운 단백질일 경우라면 바람직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히스톤 변형

후성적 변화의 두 번째 유형인 히스톤 변형도 메틸화와 마찬가지로 특정한 유전자가 더 많이 혹은 적게 생기도록 만듭니다. 히스톤의 세포 안에 들어 있는 단백질로, 동그란 공 모양입니다. DNA는 이런 히스톤들의 주위를 돌돌 감고 있습니다. DNA 한 가닥에는 여러 개의 히스톤이 감겨 있어서 도톰한 히스톤 매듭들이 줄줄이 달린  가닥은 등산용 로프와 비슷한 형태를 띱니다. DNA는 특별한 효소의 도움을 받아 히스톤 매듭을 풀며, 그렇게 해서 단백질 생성 조직이 유전자 코드를 읽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아세틸기라고 불리는 화학물질들은 덧붙여지거나(아세틸화) 히스톤에서 떨어져 나가면서(탈아세틸화) 히스톤의 모양을 바꿀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색다른 유전자들이 발현되거나 억제될 수 있어서 세포에서 단백질이 더 많이 혹은 더 적게 만들어지게 됩니다. 유전자가 발현되는 것이나 억제되는 것 모두 본질적으로 건강에 이롭거나 해롭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 영향은 해당 유전자가 유익한 단백질을 만드는지 해로운 단백질을 만드는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유전자가 종양을 억제하는 등의 유익한 단백질을 만든다면, 감긴 DNA를 풀어놓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반면 해로운 유전자라면 DNA가 감긴 상태로 두는 편이 이롭습니다.

 

마이크로RNA

후성적 변화의 세 번째 유형은 마이크로RNA(microRNA)와 관련이 있습니다. DNA에는 단백질을 만드는 소스코드가 들어 있지만, DNA 소스코드는 단백질 생성 과정에서 RNA(ribonucleic acid리보핵산)라고 불리는 주형으로 우선 전환됩니다. 단백질을 합성하는 실질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이 RNA입니다. 그런데 RNA 중에서도 마이크로RNA라고 불리는 특수한 부류가 있는데, 이들은 주위를 떠다니며 RNA 주형과 상호작용하여 유용한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이크로RNA는 이런 유용한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들의 30% 이상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요약

  • 메틸화는 단백질을 생성하지 못하도록 유전자들을 잠재운다.
  • 아세틸화는 감긴 DNA를 풀어서 유전자들이 단백질을 만들 수 있게 한다. 탈아세틸화는 DNA가 더 팽팽히 감기게 해서 단백질이 덜 만들어지게 한다.
  • 마이크로RNA는 RNA 주형을 방해함으로써, 특정 단백질의 생성을 선택적으로 차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