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초등학생들도 DNA가 무엇인지를 익히 알고 있지만, 놀랍게도 인류가 DNA에 관해 알게 된 것은 고작 150년 정도밖에 안 됐으며, 유전자 배열을 해석해 낸 것은 최근 50년 내의 일입니다.
멘델의 유전법칙
유전학 연구의 발단은 체코 모라비아의 브르노라는 도시에서 아우구스티누스수도회의 한 과학자로부터 시작됩니다. 그의 이름은 그레고어 멘델(Gregor Mendel)입니다. 멘델은 정원에서 자라는 완두콩들을 교배하면 색깔이나 모양 등의 특수한 성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습니다. 그리고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특성에는 특정한 규칙이 적용된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를 1866년에 발표했습니다. 멘델의 유전법칙이라고 불리는 이 연구에서 멘델은 눈에 안 보이는 요인이(즉 유전자가) 정보를 운반하고, 그 정보로 해당 유기체의 특성이 결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뉴클레인과 DNA
DNA의 존재가 물리적으로 처음 발견된 것은 1869년 독일 튀빙겐의 의사 프리드리히 미셔(Friedrich Miescher)의 연구를 통해서입니다. 미셔는 크림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병사들의 고름 묻은 붕대를 조사하던 중에 세포 안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특이한 물질을 발견합니다. 그는 이 물질을 뉴클레인(nuclein)이라고 불렀습니다. 12년 뒤인 1881년에 미셔의 스승이었던 독일의 생화학자 알브레히트 코셀(Albrecht Kossel)은 미셔의 연구 결과를 더 면밀하게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코셀은 뉴클레인이 디옥시리보핵산(deoxyribonucleic acid)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알아내고, 이것에 DNA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는 이 발견으로 역사상 DNA연구자들이 여러 차례 받았던 노벨상 중 첫 번째 노벨상을 1910년에 수상하게 됩니다.
DNA의 구조에 관한 실질적인 해독
그런데 DNA의 진정한 본질은 그 뒤로 71년 동안 밝히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영역으로 유지됐습니다. 그러다가 1952년에 런던 킹스칼리지의 생물학자 로절린드 프랭클린이 최초로 DNA의 고해상도 사진을 찍어냈습니다. 그 이듬해에는 프랭클린이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제임스 왓슨(James Watson)과 프랜시스 크릭(Francis Crick)이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연구하며 DNA의 구조를 밝히면서, '생명의 암호'를 실질적으로 해독해 냈습니다. 왓슨과 크릭은 이 공로로 1962년에 DNA 연구 역사상 두 번째 노벨상을 수상합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
1990년에는 인간 역사상 가장 원대했던 과학 프로젝트로 꼽히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미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중국, 일본의 20여 개 대학과 미국국립보건원, 미국의 생명공합기업인 셀레라 제노믹스(Celera Genomics)가 참여했던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목표는 인간의 모든 유전자의 구조를 파악해 지도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15년이라는 목표 시한보다도 2년이나 빠른 2003년 4월 14일, 미국 정부는 인간의 모든 유전자 배열이 밝혀졌음을 공식 발표합니다. 이 중요한 업적은 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Collins)와 크레이그 벤터(Craig Venter)라는 선구적인 과학자 두 사람의 주도로 달성됐습니다. 이후 인간 이외에도 침팬지, 개, 쥐, 개구리 같은 다른 동물의 게놈을 완벽히 해독하는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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