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신생 방어체계는 인간을 포함해서 순환기관(circulatory system)이 있는 모든 동물들을 보호합니다. 수술이나 외상 등으로 우리 몸에 깊은 상처가 생기면, 그 즉시 상처 부위에서 변화가 시작되고,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 계속해서 변화 과정이 진행됩니다.
딱지를 섣불리 벗겨내면?
만일 피가 흥건히 날 정도로 무릎이 심하게 까지고서 나중에 딱지가 졌을 때 섣불리 딱지를 벗겨낸 경험이 있다면, 그 과정이 진행되는 것을 직접 목격한 셈입니다. 딱지 밑에 있는 조직은 선홍색이며 반들거립니다. 그 붉어진 부위에서는 새로운 혈관 수천 개가 만들어져서 상처 입은 조직을 건강하게 회복시킵니다.
혈관신생과 성장인자
그것이 바로 혈관신생 과정의 예입니다. 혈관신생은 상처 입은 조직에서 출혈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시작됩니다. 이 반응을 촉발하는 것은 상처 부위의 정상적인 혈류의 흐름이 가로막히면서 생기는 저산소증입니다. 산소 부족은 혈관을 증식해서 산소를 더 많이 유입하라는 신호입니다. 실제로 저산소증이 나타나면 상처 입은 세포들은 혈관신생을 자극하는 성장인자(growth factor)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분비합니다. 염증은 치유 초기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식세포와 호중구라고 불리는 염증 세포들은 상처 부위로 흘러들어 가서 상처에 생긴 세균이나 잔해들을 청소하고, 자체적으로 혈관신생을 위한 성장인자를 분비해서 혈관신생 반응을 증폭시킵니다.
내피세포
그때부터 세포 수준에서 혈관을 증식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일이 펼쳐집니다. 인체에는 혈관에 내막을 만드는 내피세포(endothelial cell)라고 불리는 특별한 세포가 있는데, 치유를 담당하는 구조팀은 대기하고 있다가 성장인자의 신호를 받고 내피세포를 배치합니다. 약 1조 개의 내피세포가 순환기관에 내막을 형성하기 때문에 내피세포는 몸에서 가장 숫자가 많은 부류의 세포에 속합니다.
이런 각각의 내피세포를 점화 스위치와 연결된 자동차 엔진으로 상상해 보겠습니다. 상처 부위에서 방출된 성장인자는 자동차의 열쇠에 해당합니다. 자동차 열쇠가 점화 스위치에 딱 들어맞듯이 성장인자들은 내피세포의 표면에 달린 특정 수용기에 들어맞습니다. 점화 스위치에 정확한 열쇠가 꽂히면 엔진에 시동이 걸립니다. 이때 내피세포들은 성장인자 단백질의 발원점으로 이동할 준비를 갖추고 분열해서 새로운 혈관이 될 관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전에 우선 내피세포들이 정맥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내피세포들은 세포 바깥쪽의 슬리브관처럼 생긴 벽을 소화하는 효소를 분비해서 혈관 벽에 구멍들을 냅니다. 그러면 활성화된 내피세포들이 구멍들 밖으로 잇따라 빠져나오고, 상처 부위에서 파송된 성장인자들의 증감에 따라 그 방향으로 새로운 혈관을 만듭니다. 혈관은 가늘고 길게 늘어나고, 세로로 동그랗게 말리면서 관을 형성합니다. 이런 관들은 나중에 끝부분이 연결되어서 모세혈관 고리를 형성합니다. 상처 부위에 모세혈관 고리들이 갈수록 많이 형성되면서 치유를 위한 새로운 순환이 탄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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